내가 무슨 이어폰들을 썼나 갑자기 궁금해져서 기억을 더듬어 봤다.
첫 경험. mx400
마이마이 번들만 쓰던 나에게 처음으로 음악듣는 즐거움을 알려줬던 이어폰.
그 당시에 샤프MD를 썼었는데... 부드럽고 강력한 저음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난다.
궁합이 참 잘 맞았던 것 같다.
그 MD가 망가져 버리고 나서 mp3에 물려봤는데...
생각보다 궁합이 잘 맞지 않아 찍찍이로 강의들을때나 동영상 강의 볼 때 사용했다.
내구성도 엄청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2000년에 사서 올해까지 썼으니까...
망가진것도 뭐 자연스레 단선된게 아니라...
비가 갑자기 폭우처럼 내리던 올해 여름... 우산이 없어 비를 쫄딱 맞은 적이 있었는데
mp3의 터치패드는 망가졌는데, 집에 와보니 이어폰은 멀쩡했다.
도대체 이건 왜 안망가지나 방수인가? 궁금해서 분해해보다가 망가졌다-_-;;
옛날에 살 땐 2만원인가 줬던 거로 기억하는데.. 요새 벌크는 택배비보다 싸더라...
정품도 6천원대인 것 같고...
막쓰긴 좋았다...
두 번째. EP 370 (옙 Z5F 번들)
군대에서 참 음악을 많이 들었다.
군대 가기 전의 일생동안 음악 들은 시간보다 군대에서 음악 들은 시간이 더 많았을 것 같다.
출동나가면 100시간동안은 듣고 있었으니까....
그 당시에 너무 심심하긴 하고... 유행가는 모르겠고... 녹음은 더이상 귀찮고 할 때쯤 mp3를 물색하다가
발견한 게 z5f(젯빠), 그리고 그 번들인 ep370.
저 둘도 참 궁합이 잘맞았다.
컴퓨터나 노트북이나 다른 mp3나 md에 물려서 들으면 뭔가 부족한데...
이상하게 젯빠에서는 딱히 뛰어난 부분은 없지만 저음부터 고음까지 균형있는 음을 들려줬다.
대단히 만족한 모델 중 하나였지만...2년 쓰고 나니까 한쪽이 안나와서 버렸다...
같은 거로 새로 사려고 했는데 단종됐다더만.... 요새 다시 15,000원 정도에 팔더라...
지금 이어폰 하나 필요하긴 한데.... 살까-_-;;;
세 번째. 크레신 E700
이건 5만원 넘어가는 놈 중에 처음 접해본 놈이었다.
이거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어폰은 다 싼줄 알았었는데
군대에서 선임 하나가 이어폰을 무슨 케이스에 넣어서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걸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얼마 하지도 않는거 망가지면 하나 사지... 귀찮게스리 왜 저럴까... 잘 망가지지도 않더만...'
나중에야 느낀거지만... 이어폰 잘 망가지더라... 특히 나처럼 험하게 쓰면 ㅎㅎㅎ
뭐 어쨌든... 이거는 참... 개인적으로 맘에 안드는 이어폰이다.
고음에서 시원한 소리가 나긴 하는데... 착용감이 너무 쉿이다.
y형중에 이렇게 착용감 구린건 처음 써봤다.
걸어다니면 빠지는 건 당연했고, 가만히 앉아서 들어도 좀 시간이 지나면 지 혼자 빠졌다.
내 귓구멍이 그렇게 비정상적인걸까?....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도 안좋은 착용감은 인정했다-_-
거기다가 연장선이 있긴 하지만... 줄이 너무 짧기도 하고... 하나가 맘에 안드니까 다른것도 다 맘에 안들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음악들으면서 운동하는거였는데 이건 뭐 조깅은 커녕 벤치프레스 하기도 힘드니....
어쨌든 한 달도 안쓰고 어딘가에 집어 쳐 넣어놨다.
튼튼해서 오래 쓸 것 같긴 하더라.
네 번째. Kaister KE-33
EP370의 단선 이후... mx400과 e700으로 운동하면서 음악듣기엔 도저히 무리라고 판단...
목걸이형이어폰이나 커널형 이어폰을 사고자 마음먹었다.
그중에서 크레신 목걸이형 이어폰이랑 저가형 커널이어폰 중 요 KE-33이 마음에 들었는데
E700에 하도 디어서... 당시에 듣보잡이었던 KE33을 선택했다.
EP370도 흰색이었고 KE33도 흰색이었는데... 역시 흰색은 때가 잘탔다...
한 3일 지나고서부터 검은색 살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커널이라 그런지... 착용감은 매우 좋았다. 작은 슬리브를 끼고 귀속에 끝까지 넣으면
바이크를 타고 가는 중에도 음악 이외에 아무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좀 위험하긴 했지만 ㅎㅎ
그리고 특이하게 저음이 매우 강했다.
이거 쓰기 전만 해도... 저음이 약간 부족한 것 같아서 EQ를 저음쪽에 중점을 두고 설정했었는데...
이 모델은 기본적으로 저음이 너무 강해서... 그냥 노멀로 들었다.
뭐 그래도 엄청나게 둥둥거렸지만 ㅎㅎㅎㅎ
이거 들을땐 댄스나 힙합을 주로 들었었는데... 참 잘 맞았다.
다만... 이어폰 줄의 재질이 참 안좋았다.
꼬임도 심하고 재질도 약하고 단선이 쉽게 왔다.
나의 경우는 4달정도 쓰니까 플러그 부분이 꺾여 버렸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홈페이지에도 같은 증상으로 인한 원성이 자자하고
우리 누나도 KE33 샀는데 비슷하게 4달정도 지나고 나서 같은 부위가 잘려버렸다.
누나껀 지금 프론티어에 통선교환 수리 보냈는데...지금 찾아보니까 카이스터에서 무상수리 된다네...-_-
음음-_-;; 어차피 무상AS받아도 금방 망가질거야.... 레드썬....
아 내꺼 괜히 홧김에 쓰레기통에 던져버려서... 돈날렸네 ㅎㅎㅎ
내구성만 좋았으면 참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 이어폰..
다섯번째. EP450
KE33의 내구성에 실망하긴 했지만...
조깅할 때 귀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에게 커널형은 충분한 메리트가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커널을 물색하던 중....New UM1을 사려다가... 돈이 부족해서 임시적으로 쓰게 된 EP450.
이건 KE33이랑 비교해 보면... 착용감이 참 편안했다. 차음성은 조금 부족하긴 했는데...
오픈형보다도 더 편하다고 해야될까... KE33은 딱 맞고 꽉 조여서 바깥 소리가 들어올 틈이 없었는데
이건 꼽으면 부드럽게 들어가서 고정됐다.
그리고 특별한 부분에 대한 강조가 없이... 전체적으로 균형있는 소리를 내줬다.
하지만 오픈형보다는 해상력? 이런게 살짝 부족했는데... 뭐... 운동할 때 편한거 하나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근데 이놈은 튼튼할 줄 알았는데... 이놈도 이번에 4달 가량 쓰고 사망했다.
플러그부분이 약간 불안하긴 했는데... 헐... 진짜 내가 험하게 쓰는건가 ㅎㅎㅎ
A8도 지금 1년 가까이 써가는데... 왜 너네들이 먼저 가는거니....
어쨌든 이번에 누나꺼 KE33이랑 같이 프론티어에서 선 교환중...
돌아오면 운동시 전용 이어폰으로 써야겠다.
여섯번째. B&O A8
나름대로 별 불만 없이 커널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던 삶에...
뒤에 앉는 형이 이런저런 이어폰과 헤드폰을 갖고 있는 걸 알게되었다.
그래서 그냥 빌려서 음악을 들을 기회가 많았는데... 오 이런? 음악이 이렇게 다를 줄이야...ㅎㅎㅎ
그 형이 가지고 있는 이어폰은 10만원 전후대의 이어폰으로 A8, E888, CM7Ti 정도가 있었는데...
같은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른 음악이었다.
저 중에 특히나 제일 마음에 드는 A8로 구매했다.
사람들은 A8이 고음에만 충실하고 저음이 없다고들 하는데... 난 올라운드형 이어폰이라고 칭하고싶다.
일단 해상력이 풍부하고 저음 고음 할것 없이 모든 부분에서 만족스럽고 깨끗한 소리가 난다.
단점은... 착용감... 두어 시간 넘으면 귀가 아프다-_-;;
그리고 커널쪽에서 살다오니까... 볼륨을 좀 크게 듣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공공장소에서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쨌든 이 이어폰은 착용감만 빼면 디자인부터 음질까지 모든게 만족스러운 그런 이어폰이었다.
그 외에 여러 헤드폰도 들어보고 E888이나 CM7은 많이 들어봤는데...
딱히 메리트를 못느꼈다.
앞으로 사려고 예상하는 건...
EP-1 구하게 되면 한 번 써보고 싶고,
커널이라면 New UM1 (보청기 간지때문에 살짝 꺼려짐)이나 E4C정도를 써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