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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증원 반대 시위

category 公認會計士 2019. 1. 1. 16:53




증원되지 않고 있던 현 상황에서 뭔가를 개선하기 위해 증원을 주장하는 걸텐데, 회계업계에서 항상 외치는 궁극적인 목표는 한 가지이다.

​회계투명성의 확보.

​그런데, 증원을 통해 회계투명성이 확보되나?
감사인의 역량이 숙련될수록 부담스러워하고 내보내는데 현재의 자유수임 구조에서는 수습회계사가 늘어난다 해서 해결되는 것이 없다.

​회계감사보수를 기업이 지급하는 현실 하에서는 숙련된 감사인 자체를 아무도 원하지 않는 구조.
판사의 월급, 수당을 죄인이 지급하고, 죄인이 판사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까지 부여된 구조가 현재 회계감사 시장의 구조. (그러나 동일한 자유수임제인 미국은 이렇지 않다. 아래 공회모 펌글 참조)


자본주의가 미성숙한 대한민국에서 증원으로
기반과 입지, 실력이 모두 취약한 수습회계사를 대거 채용해 고기방패삼아 대우조선해양,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등의 회계부정을 반복하겠다는 것.

—-

(2016. 5. 30. 공회모 펌글)

내가 뉴스탭일 때..
한창 회계감사 반값 덤핑의 풍조가 여기저기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는 시기였고
한국만 회계감사 보수가 똥값이고 미국이나 유럽은 이렇지 않다는 소리가 점점 들려오는 시기였음.

뉴스탭에 불과했던 나는 주위에 물어봤지.
"자유수임제 된 후에 망했다고들 하시는데..
미국은 안이렇다면서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이 자유수임제인데,
왜 미국에서는 회계감사가 존중 받고 보수도 어느 정도 보장되고
한국에서는 이렇게 개똥 취급받고 빅펌은 무한 덤핑질 제살깎아먹기만 하는 거죠?
미국과 한국의 차이가 도대체 뭔가요?"

물어보면..
다들 무한덤핑질 하는 빅펌 파트너만 욕할 뿐,
아무도 제대로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답은 그냥 내가 스스로 찾았어..
진짜다.. 아무도 이 말 해준 사람 없었다..


한국의 자본주의가 미성숙한 상태였다는 거지.

미국은 '주주 자본주의'라는게 너무나 성숙하다 못해 곪아터질 지경인 나라였어.
'주주 자본주의'의 폐해를 주제로 논문까지 나올 지경이었지. (황당하지만 한국 대학의 경영학에서도 '주주 자본주의'의 폐단을 가르치지; 한국에서 '주주 자본주의의 폐단' 운운하는 교수들은 나가 뒤져야 함.)
주주 자본주의 정도쯤은 확고하게 기본개념으로 셋팅된 미국에서는,
주주를 위해서 경영진의 횡포를 방지해야 하기 때문에
'회계감사'라는 용역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던 거야.

한국은?
한국 기업문화의 메인스트림은 재벌이지.
근데 재벌은..
한줌 지분을 가진 오너 일가가 얼기설기 지들 맘대로 출자구조를 뒤섞어서
모든 일반인 주주들을 무시하고 오로지 자기들이 회사의 주인이고 경영자인 집단이야.
재벌 오너 일가라는 애들이 얼마나 개념이 글러먹었냐면..
배당을 하면 자기 주머니의 돈(=회사 돈)이 엄한 놈들(=일반 주주)한테 흘러들어간다고 생각해서
배당 하는걸 싫어할 지경.
지들이 주주이자 경영자인데 외부회계감사의 필요성을 느낄리가 없고..
외부회계감사는 아무런 효익이 없는 비용일 뿐이니 무조건 싸게 해주겠다는 애들한테 맡기게 되는 거지..

그렇다고 재벌이 소유하지 않으면 제대로 굴러가는가?
예전에도 했던 말이지만..
한국은 위부터 아래까지 싸그리 다 '자본주의'의 개념 자체가 머릿속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않는 판국이라 오히려 더 개판이 펼쳐짐.
케이티나 포스코는 엄연한 상장주식회사다.
근데 정권 바뀌면 케이티나 포스코의 최고경영자는 낙하산으로 바꾸는걸 그래도 나름 명문대 졸업했다는 윗대가리 놈들이 당연시 여긴다.
근데 그걸 또 일반주주들은 가만히 있어..

지금 조선업 분식회계 사태로 회계법인 족쳐야 한다고 언론이라는 것들이 떠드는 걸 보면
역시나 마찬가지로 한국 자본주의의 노답 후진성을 뼈저리게 느낀다.

기본 개념부터가 글러먹은 상태야..

분식회계의 세계적인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미국 엔론 사태..
한국에서 대학물 좀 먹은 성인 남자들 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지.

근데 엔론 사태 때 엔론의 최고경영자랑 CFO는 감형 없는 25년형 24년형 뚜드려 맞고 아직도 깜빵에서 썩고 있다.
아더 앤더슨 회계법인은 정작 재판에서는 무죄 판결 받았어.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회계법인이 공중분해됐을 뿐.

근데 지금 한국은?

미국 엔론 사태의 이후 상황이랑 비교하면 모든게 정반대지.
한국은... 분식회계 사태 일으킨 회사 경영진이 20년형~30년형 뚜드려 맞아야 한다는 생각 가진 사람 아무도 없어.
미국에서는 정작 회계법인은 무죄 판결 받았었는데 한국에서는 오로지 회계법인만 법 및 규제 차원에서 때려잡지 못해 안달이지.
미국에서는 아더앤더슨이 시장의 신뢰를 잃어서 쫄딱 망해버렸지만
한국에서는?
안진이 산업은행한테는 밉보였다만 당장 내년에 다른 대기업들 회계감사 수임하는 데는 아~~~~~~~~무 지장 없지.
(사실 미국이었으면 안진은 망함.
근데 한국이라 안망하지. 왜냐면...한국의 대기업들은 일반 주주들이 주인의식이 전혀 없음.
미국은 아더 앤더슨한테 회계감사 맡기려고 했다가는 일반주주들이 '저색히를 어떻게 믿냐?'하면서 들고 뛰고 난리 나니
아더 앤더슨이 꼼짝 못하고 망했지.
한국은...
대기업들이...
'회계감사의 신뢰성? 그거 먹는 건가요?'하면서 안진한테 그냥 회계감사 맡길 거야ㅋㅋ)

하여간...
지금 한국 돌아가는 꼴 보노라면...
분식회계가 벌어지면 가장 쳐죽일 나쁜 놈은 회사 경영진이란 개념 자체가 없어.
회사 경영진이랑 지배주주(=산업은행) 중에 악질인 놈들 잡아다가 20년~30년형 징역 때려야 한다는 논의가 당연히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런 생각은 전~혀 없고 엄한 회계법인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언발에 오줌누는 헛소리나 씨부리는 애들이 사방팔방에 널려 있어.

분식회계가 벌어지면
경영진이 주범이고
회계법인은 끽해야 종범에 불과하다.

근데 지금 한국사회에서 회계법인의 책임 운운하는 언론의 논조를 보면 그런 최소한의 기본적인 개념조차도 부재한다.


한공회는 진짜...
계몽운동부터 해야 할 판이야..

그리고 아무리 봐도 한공회는 마땅히
전경련과 적대적인 포지션이 되어야 할 수 밖에 없음.(안 그러면 직무유기고 회비 도둑들인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