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바이크로 여행을 다녀왔다.

category 趣味生活/疾走本能 2008. 7. 25. 17:40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

지난 금요일 갑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전라도 광주로 출발.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고, 계획도 없이 그냥 무작정 지갑과 옷, 등 필수품만 몇 개 챙기고 오후 5시에
자취방을 떠났다.


강남을 통과해 국도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퇴근시간이라 성남까지 빠져나오니 7시가 다 되어 있었다.

오산부터는 길이 좀 여유가 있어서 달리기 시작........


진동의 압박이 있긴 했지만.... 뭐 나름 견딜만 해서 100 이상으로 놓고 잘 왔다.

중간중간 쉬어주면서 나름대로 잘 온다고 와서 중간에 어디였더라.... 전주쯤이었나
대략 10시 쯤에 잠시 쉬면서 바이크를 관찰하다가 번호판 봉인 반대편 나사가 사라진 것을 발견.

또한 그물망이 눌러서 그랬는지, 아님 진동 때문인지 뒤쪽에 다는 LED도
실리콘으로 접착해놓은 것 같았는데 한 쪽이 떨어져서 깨져있었다.

뭐 어쨌든 당장은 방법이 없으니 다시 광주로 달렸다.
태풍이 오고 있던 터라 태풍보다 먼저 도착해야했기 때문에 논산-정읍 사이의 구간은
거의 레드존에 닿게 달린 것 같았다.

얼마쯤 더 달렸을까...


갑자기 바람이 차가워지는 듯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소나기가 들이치기 시작했다.

헐........ 첨엔 우박인 줄 알았다.

매번 차에만 타고 있어서 비의 무서움을 잘 몰랐는데, 바이크를 타며 시속 100km로 달리며 비를 맞으니
타박상을 입을 정도로 아프다고 해야되나.... 바이크자켓과 바지가 완충역할을 해줬지만 매우 아팠다ㅠㅠ

이번 여행기간 동안 비를 참 많이 맞았는데, 정말 비오는 날에는 바이크를 될 수 있으면 안타는게 좋다.

비를 맞으며 달리면 빗방울이 클 때엔 그냥 아프고...
빗방울이 작으면 가까이에서 누가 모래를 힘껏 뿌리는 것 마냥 매우 따갑다.

글고 옷 버리지, 시정 안좋지, 제동력과 그립력은 평소의 반도 안되지, 그래서 살살 달리면 주위의 빨리
달리는 차들이 흙탕물 뿌리며 달리,지 도로의 흙먼지를 머금은 새까만 물이 바이크 다 더럽히지,

어휴 정말.........싫었다 ㅠㅠ


여튼 그래서 영업도 하지 않는 주유소로 일단 들어가서 한 30분간 비를 피했다.
시간을 보니 11시를 조금 넘었고, 위치는 장성. 앞에 있는 산 하나만 넘으면 광주였다.
어떻게든 도착하기만 하면 외할머니 집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 생각에
비가 살짝 약해진 틈을 타서 다시 출발했다.


한참을 달리다가 ... 문득 내 주위에 아무 차도 없다는 걸 느꼈다.
마지막으로 날 추월하거나 내가 추월한 차. 아니면 반대편에서 지나간 차가 마지막으로 언제였지?

갑자기 불쾌해졌다.
전에 강릉 근처에서 뚫다 만 길을 들어가는 바람에 2시간 넘게 헤멘 적이 있기에

'설마 이번에도?' 라는 불안함을 가지고 달렸다.

대략 1시간동안 달려서 산을 다 넘고 광주광역시라는 표지판이 나오고 나서도
한참 뒤에 시가지가 나오기 전까지도 아무 차를 못만났다.

나중에 친척들한테 물어보니 답은 간단했다.
"고속도로 쭉 뻗은 길 놔두고 그 꾸불꾸불한 산을 뭐하러 넘어?"

그런거였군.


어쨌건 광주에 도착해서도 시내 지리를 잘 몰라 물어물어 갔는데...
가르쳐주는 사람들도 잘 모르고, 내가 또 초행길이어서 결국에는 1시간정도 헤메고
할머니 집에는 1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서울 한양대 - 광주 신가지구의 첫 날 라이딩은 그렇게 8시간에 걸쳐서 끝이 났다.
.
.
.
.
.
.
(원래 계획은 전국을 도는 거였는데... 이 날 지칠때까지 달려보고 나서 경상도랑 강원도 여행은
포기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