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엔 야밤에 무작정 달리다가 사진을 별로 못찍었다.
이틀째부터.
한창 땅끝마을을 향해서 달리던 중에.
경치좋은곳(View Point) 이라고 써있는 곳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근데 그냥 농촌...
뭐니
그래도 기름이 아까워서 한 장 찰칵
가다가 표지판에 보성이란 곳이 보였다.
주위 사람들한테 녹차밭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어서 땅끝마을 가는 김에 들렀다 갔다.
지도 보고 얼마 안 먼 줄 알았는데... 무려 왕복으로 300km나 코스이탈...ㅋㅋ
뭐 그래도 나름 만족.
위에 있는 사진까지는 관광지처럼 돈 내고 입장하는 녹차밭이었는데...
녹차밭 구경 하고 나서 반대쪽으로 조금 더 가니까 자연 그대로의 녹차밭도 있었다. (아래 사진)
여기도 경치가 괜찮았다.
그리고 여기 사진찍는 곳 옆에 녹차 관련 상품 판매하는데서 녹차라떼라는 걸 먹었는데 무지 맛있었다.
왠만하면 내가 관광지에서 뭘 사는 사람이 아닌데...
정말 너무 맛있어서 외가에 뿌려 주려고 무려 5만원 가량 지출....ㅋㅋㅋㅋ
개당 12,000원 이어서 4개밖에 못샀다.
대전 이모는 녹차 싫어한다고 안먹는다고 튕기다가 나 없을때 먹어보고서는 한 팩 몰래 싸갔다...-_-
녹차밭 갔다 오느라 소록도-땅끝마을 투어가 바빠졌다. 300km 코스이탈로 인해 약 4시간정도 써버렸더니
남쪽에서 오던 태풍이 막 북상할듯이 하늘이 꾸물거렸다.
미친듯 스로틀을 당겼지만 땅끝마을을 11km 남긴 상태에서 폭우 작렬....................
어쩔 수 없이 땅끝마을과 소록도를 전부 포기하고 바이크를 돌려 비를 피해 도망왔다.ㅜㅠ
그래도 구름보다는 빨라선지 곧 비를 안맞게 되어 하루종일 혹사한 바이크를 잠시 쉬게 하며
원망스러운 구름을 바라보며 한 캇 찍었다.
그 뒤로 이틀정도는 바이크를 놓고 다녔다.
비가 너무 오기도 했고...
초보 주제에 3일 정도 미친듯 달려댔더니 (적산 1,000km 돌파) 몸이 쑤시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틀정도 쉬고, 목포로 이동했다.
목포에 사는 사촌동생 준열이.
처음 봤는데 되게 귀엽고 말도 잘 듣고 나를 잘 따랐다.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딱히 해본 적이 없는데...
준열이랑 며칠간 지내면서 이런 애를 갖고 싶어졌다.
사진 보니까 또 보고 싶네...
ㅋㅋㅋ
중간에 탁수형 만났던 것도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밤에 만나서 날도 안좋은데다가, 애인이랑 친구들이랑 막 섞여있어서 같이 사진을 찍은 게 없다.
그게 좀 아쉽고...
그 이후에도 많은 일이 있었고 절경들도 많았지만...
그 뒤의 사진은 목포에서 올라오다가 정읍에서 사고가 나는 바람에 카메라가 망가져서 없다 ㅠㅠ
특히나 영광쪽에 백수해안도로라고 정말 경치 좋은 곳 있었는데... 사진을 못 찍은게 너무 아쉽다.
1회용 카메라로라도 찍을 걸...ㅠㅠ
동해 7번국도랑 다이다이 뜰 수 있는 수준의 풍경이었는데 너무 아쉽다.
목포 이후에도 영광, 부안, 고창, 정읍, 전주, 대전, 충주 등 여러 곳을 다녔는데...
아 한 번에 쓰려니 많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 보다.
여행이란 걸 갔다와서 이렇게 힘들어 본 적은 처음이었다.
한 3일 정도는 집에서 꼼짝 못하고 충전만 했다.
예전처럼 내킬때 휙 휙 떠나는 것도... 신중히 스케쥴을 고려해야 될 것 같다.
끄응.